
이번 주 백신을 구매할 여력이 없는 국가들에 백신 10억 회분이 기부되며, 전 세계가 고무적인 중대 시점에 들어선 듯했다. 그러나 여전히 전 세계 인구의 40%는 아직 단 한 번도 백신 접종을 받지 못했다.
지금까지 백신 110억 회분이 생산됐는데 이는 전 세계 모든 성인을 두 번씩 접종할 수 있는 양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현 세계보건기구(WHO) 세계보건자금조달 대사인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는 “지금도 전체 백신 생산량의 70% 이상이 G20 국가들에 돌아간다. 이는 나머지 175개국은 그냥 소외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접종률 60%를 달성한 반면, 저소득 국가의 평균 접종률은 10%에 지나지 않는다.
국제 백신 공급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코백스)가 2020년 빈곤국의 균등한 백신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설립됐지만 지난해 상반기 백신 확보 경쟁은 치열했다. 선진국들은 자신들의 주문량을 먼저 확보하길 원했다. 2021년 4월 영국은 인도의 생산 공장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500만 회분을 주문했지만, 5월 중순까지 인도에선 매일 4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인도는 그 후 백신 수출을 금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코백스의 순서는 뒤로 밀릴 수밖에 없었고 선진국의 잔여 백신 기부에 의존하게 됐다. 그러나 기부에 의존하면서 공급은 일정치 않았다.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 본부를 둔 아프리카인구보건연구센터(APHRC)의 캐서린 교부퉁기 박사는 “케냐는 당초 예상했던 300만 회분의 기부 백신 중 실제로는 110만 회분 만을 받았다”며 “그 후 3개월 동안은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일정치 못한 공급 때문에 케냐의 백신 접종 계획은 수시로 변경됐으며 교부통기 박사는 이에 따라 백신 접종 장려에 큰 차질을 빚었다고 말한다.